칫솔에 세균만 700종 … 칫솔살균기 제대로 사용하기

칫솔은 입속의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을 닦아내기 위해 사용되지만 조금만 관리를 잘못해도 세균이 들끓는다. 변기보다 200배가 많은 세균이 서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칫솔을 보관하는 욕실은 습도가 높고 온도가 적당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변기의 배설물이 튀어 칫솔에 묻기도 한다. 칫솔을 검사하면 대장균, 포도상구균, 녹농균 등 700종에 달하는 세균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사용하는 칫솔과 칫솔걸이 등 양치도구는 상황이 심각하다. 김중범 계명대 공중보건학과 교수팀이 경기도 어린이집 9곳의 칫솔 75개, 칫솔걸이 29개, 양치컵 65개를 대상으로 세균검사를 실시한 결과 상당수에서 일반세균, 대장균, 곰팡이 등이 검출됐다.
대장균의 경우 칫솔 75개 중 41개(54.7%), 칫솔걸이는 29개 중 13개(44.8%), 양치컵은 65개 중 29개(44.6%)에서 나왔다.
세균 오염이 가장 심한 건 칫솔이다. 칫솔의 일반세균 수는 평균 500만마리로 칫솔걸이(2만5000마리)보다 200배, 양치컵(2500마리)보다 2000배나 많았다. 스마트폰(2.5㎠당 2만5000마리), 가정집 화장실 변기(2.5㎠당 50~300마리)보다 더 오염된 셈이다. 대장균 수도 칫솔은 평균 100마리로 양치컵(40마리)이나 칫솔걸이(40마리)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칫솔의 진균 수는 평균 4만마리로 양치컵(250마리)의 160배, 칫솔걸이(100마리)의 400배였다.
일부 양치도구에서는 식중독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구토나 설사 등을 일으키는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가 칫솔 75개 중 1개(1.3%), 양치컵 65개 중 2개(3.1%)에서 검출됐다. 양치컵 65개 중 1개에서는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양치 도구들이 젖은 상태로 습한 화장실에 보관되거나 부적절하게 살균된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칫솔의 세균감염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손쉽게 세균을 제거하는 칫솔살균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칫솔살균기 제조업체 관계자는 “칫솔살균소독기는 253n/m 파장의 자외선램프를 이용해 대장균, 박테리아, 포도상구균 등 각종 세균을 제거한다”며 “칫솔살균소독기로 칫솔을 약 10~20분간 살균하면 세균을 약 99.9%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제조사와 제품 크기에 따라 1만원대에서 5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현재 유통 중인 칫솔살균기는 자외선을 이용한 UV램프로 세균을 제거하는 제품이 대다수다. 자외선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강해 단시간에 세균을 박멸할 수 있다. 자외선을 이용한 UV램프진드기와 세균을 20초 이내에 99.9% 살균한다. 태양광선으로 살균할 때보다 약 1600배 정도 효과가 높다.
살균제나 살충제처럼 냄새나 화학물질이 남지 않아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지만 피부나 눈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UV램프는 5~30분 간격으로 살균과 중지를 반복해 수명이 6~8개월로 짧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제품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내부 전자회로물이 손상되거나 살균램프가 깨질 수 있다. 칫솔 사용 후에는 물기를 털어 살균기에 넣어야 제품 내부에 물이 들어가 고장을 유발하거나 세균이 증식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1989년 처음으로 국내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칫솔살균기는 아직까지 소비자에게 필수 제품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 제품을 불법 복제한 중국산 제품이 난입하면서 소비자에게 혼란을 줬다.
아직까지 가정보급률이 낮고 시장 규모도 작은 편이지만 최근 일부 대형 건설업체들이 옵션으로 칫솔살균기 등을 가정에 비치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칫솔살균기 시장은 약 3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중소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상황이다. 주요 업체로는 에센시아, 한테크생활건강, 프리쉐, 엘루어F&B, 유비텍, 천우굿프렌즈, 클라시스 등이 있다.
칫솔살균기가 없다면 없이 전자레인지로 간단히 칫솔을 살균할 수 있다. 칫솔을 24시간 건조한 뒤 전자레인지에 1분간 돌리면 평균 98%의 살균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윤정 영동대 치위생학과 교수는 “마이크로파의 작용은 세균의 세포막을 손상시켜 칫솔 내에 있는 세균의 성장을 억제한다”며 “전자레인지에 지나치게 오래 돌리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칫솔이 변형될 수 있는 만큼 1분 이하로 주 1~2회 정도 살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칫솔은 입속 찌꺼기와 세균을 닦아내는 도구이기 때문에 소홀히 관리하면 충치나 치주염의 원인이 된다. 양치 후 칫솔모 안에 치약 잔여분이나 음식물 찌꺼기가 남으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정수기 온수나 끓인 물로 칫솔을 가볍게 헹궈주거나 베이킹 소다를 녹인 물에 칫솔을 10~20분간 담가 놓으면 소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수월한 창가 쪽에 두는 게 좋다. 주로 습기가 많은 화장실이나 바람이 통하지 않는 책상 서랍 등에 방치할 경우 세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다.
적어도 3개월에 한번은 칫솔을 교체해준다. 칫솔을 2개 두고 잘 건조된 것을 번갈아 사용하는 것도 세균번식을 줄이는 좋은 습관이다.
칫솔뿐만 아니라 케이스도 세균에 오염되기 쉬워 관리해주는 게 좋다. 케이스에 물이 고이면 세균이 번식하므로 물기를 닦아주고, 1주일에 한 번 정도 베이킹소다로 세척해준다.
칫솔을 보관할 땐 건조와 통풍에 신경써야 한다”며 “자외선 칫솔살균기가 세균을 없애는 데 어느 정도 도움되지만 칫솔을 잘 말리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칫솔은 사용 후 물로 잘 헹구고 건조하게 보관해도 칫솔모에서 48시간 이상 치주염이나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이 살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나 목구멍에 염증이 있는 사람은 일회용 칫솔 등으로 더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